살바도르 달리 전시회에 다녀와서 달리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살바도르 달리 : Imagination and Reality
기간 2021.11.27.(토) ~ 2022.04.03.(일)
시간 10:00 ~ 20:00
장소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디자인 전시관
내가 처음 살바도르 달리의 전시회를 보았던 것은 어언.. 10여 년 전, 예술의 전당.
중학교 미술 선생님이 달리의 전시회 다녀오기를 방학 숙제로 내주셨었다.
엄마와 나는 장장 2시간이 걸려 예술의 전당을 갔었다.
긴 다리의 코끼리들과 흘러내리는 시계들.
달리의 이상한 콧수염.
그런 것들이 기억을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어쩐지 다른 세계의 사람들 같던 관람객들이 기억난다.
그것이 미술전시회에 관한 내 첫 기억이다.
그 이후 다시 살바도르 달리를 만났던 것은, 5년 전쯤 혼자 했던 스페인 피게레스 여행 때였다.
미술관에서 만났던 첫 예술가였던 만큼 그 어떤 작가보다도 달리를 좋아했다.
그래서 스페인을 가게 되었을 때 그의 극장이 있는 피게레스는 내게 있어서 1순위의 방문지였다.
그리고 또다시 흐른 시간.
한국에 달리의 작품들이 다시 전시된단 소식을 들었다.
해외 출장 일정 때문에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표를 나누어준 직장 동료 덕분에 전시 마지막 주에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DDP에서 열렸다.
정말 오랜만에 방문한 DDP였다.
그렇지만 그때에도 지금에도 미래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전시 입장 전 개미로 표현한 영상 그래픽이 매우 인상 깊었다.
헤쳐 모여~~~
대부분의 그림 작품은 촬영이 불가해서 사진이 없다.
달리의 작품은 언제고 얼마를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작품 자체가 신비이니까.
이번 전시는 달리의 작업물들을 다방면으로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주얼리 디자인 관련된 작업물만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분야의 작업물들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삽화 디자인 전시가 귀여웠다.
사후 70년 존버하면... 그가 그린 삽화가 그려진 책이 출간될 수 있겠지...?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í
출생: 1904. 5. 11. 스페인
사망: 1989. 1. 23.
사망+70년: 2059. 1. 6.
존버하기엔 꽤나... 멀구나..
소 눈알을 면도날로 베는 장면으로 유명한 <안달루시아의 개>도 볼 수 있었다.
눈알 위로 면도날이 지나가는 장면에 보름달이 지는 장면, 소 눈알을 가르는 장면과 이어 편집한 게 인상 깊었다.
달리는 역시 천재광인이야.
달리의 꿈에 대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통해서는 달리의 작품관에 대해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너무 좋은 체험이었다.
달리 극장 박물관(Dalí Theatre-Museum)에서 보았던 Mae West Lips Sofa 도 다시 볼 수 있었다.
미술관을 나와서 기념품 숍에서 엽서 여러 장과 도록도 샀다.
최근에 본 전시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전시였다.
달리 사랑해,,
달리에 대한 추억을 곱씹으며 또 새로이 사랑에 빠져버리는 나,,
예전 달리가 직접 썼던 책들을 읽으며 썼던 인스타 글을 뒤적여 본다.
2019-02-04
이 책 진짜 웃기다
#살바도르달리 #달리 #나는천재다 #일기 #salvadordalí #journaldungenie #독서 #북스타스램 #책스타그램 #초현실주의 #포인세티아
P29
달리! 당시 그의 처지로 말하자면, 물질적 장식주의와 열광적인 사랑을 받는 실존주의라는 실로 천박한 시대의 한가운데 떠 있는 한 점 외로운 섬과 같은 존재였다. 이 모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충격적인 불행을 견뎌 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빨리 확실히! 그 어느 때보다 강해져야, 돈을 쥐고 있어야, 금덩이를 안고 있어야 한다. 황금과 건강! 난 술도 삼갔고, 심지어는 복받치는 격발적 감정 상태조차도 자제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럴수록 난 갈라에게 더욱 공을 들였다. 구두에 광을 내듯, 갈라를 번쩍번쩍 찬란하게, 그리고 그녀가 내 손 안에서 더 없는 행복을 만끽하도록 갖은 정성을 다 퍼부었다. 난 아무래도 좋았다. 나 자신보다 그녀를 더 아끼고 보살폈다. 그녀 없이는 모든 게 진즉 끝장나 버렸을 것이다. 돈은 우리가 원하는 미와 선에 관한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렇다보니 나의 'Avida Dollars' 같은 아나그라마가 나올 수밖에! 그 증거를 확보하는 데는 단 하루, 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넘치도록 충분할 터이니.) .
내겐 어린 시절 일찍이 얻은 결론이 있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불멸의 작품『돈키호테』를 써서 스페인 최대의 영광을 남겼음에도 비참한 가난에 허덕이며 죽음을 맞았고,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역시 신세계 발견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하였지만 감옥에 갇히는 등 궁핍 한 처지에 놓인 채 끔찍한 최후를 맞았다는 걸 알게 된 후의 결정이었다. 나는 한동안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고심 끝에 두 가지 대책을 마련해 두었다.
1. 감옥에선 무조건 빨리 나올 것!
(그렇게 했다.)
2.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천만장자가 될 것!
(그리 되었다.)
ㅋㅋㅋ 웃겨.
음험한 관종인 나는 갈라처럼 살고 싶다.
피게레스에 다녀온 날 생각이 난다.
카풀 어플을 통해서 어떤 아저씨 차를 얻어 타고 갔는데
아저씨가 너무나 흔쾌하게 달리의 극장 앞까지 데려다주셨다.
스페인에서 내게 가장 강한 인상을 준 곳을 꼽으라면
피게레스와 도노스티아일 것이다.
피게레스에서는 달리 박물관에 간 일 말곤 한 일도 없었다.
(마시모두띠의 한 청바지를 보곤 내 사이즈를 찾겠다고 전국 방방곡곡 매장을 들어가 보았는데, 그 청바지를 피게로스에서 구한 것도 큰 추억이라면 추억이다.)
(달리 생가는 보수 중이라고 닫아서 못 갔다.)
(해변이 있는 마을이기도 해서 꼭 가고 싶었는데.)
피게레스에 며칠 지내면서 극장 안을 보고 또 보고 싶었다.
물론 그렇게 했다가는 도노스티아를 못 갔겠지.
아무튼 웃기다.
그리고 부럽다. 저런 자기 믿음이.
그는 역시 천재이고 광인이고 사랑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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